바카라 사이트(Coinbase)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그저 그랬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고, 거래량도 줄어들면서 최근 몇 달간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약 15% 급락했다. 그러나 시장이 전형적인 실적 지표에만 집중한 탓에 이번 보고서에 담긴 매우 중요한 세 가지 일회성 숫자는 주목받지 못했다. 이 숫자들은 바카라 사이트의 단기적, 장기적 미래 모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 숫자는 15억 달러다. 이는 바카라 사이트가 ‘전략적 투자에서의 세전 이익(pre-tax gains on strategic investments)’이라고 밝힌 수치로, 그중에는 USDC 스테이블코인 파트너인 서클(Circle)에 대한 투자 평가이익도 포함돼 있다. 쉽게 말해, 바카라 사이트는 서클이 지난 6월 초 상장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바카라 사이트는 다른 서클 주주와 마찬가지로 6개월 락업 기간에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현금화 시점에 주가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서클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바카라 사이트는 여전히 유동성 높은 대규모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 둔화 시 자금으로 활용하거나, 공격적인 인수 전략의 재원으로도 쓸 수 있다.

서클은 바카라 사이트가 지분을 보유한 여러 가상자산 기업 중 하나일 뿐이다.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다른 스타트업들도 상장을 추진할 것이고, 그때마다 바카라 사이트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15억 달러의 일회성 이익은 향후 분기에서도 일정 수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숫자는 훨씬 부정적인 이야기의 일부다. 바로 3억 700만 달러. 이는 바카라 사이트가 5월에 공개한 데이터 유출 사고에 따른 비용으로 기록한 금액이다.

문제가 된 사고는 인도 고객센터 직원이 범죄자에게 뇌물을 받고 고객 정보를 넘긴 뒤, 해당 정보를 이용해 바카라 사이트 직원인 척하며 고객을 속여 자금을 탈취한 사건이다. 이에 바카라 사이트는 피해 고객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약속했고, 범인에게는 2000만 달러 현상금을 내걸었다.

피해 복구 비용이 3억 달러 수준에 머문다면, 바카라 사이트로서는 ‘선방’한 셈이지만, 이는 낙관적 추정일 수 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집단소송 변호사들과 미국 각 주의 규제당국이 움직이고 있어, 추가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인도에 민감한 고객 데이터를 외주로 맡긴 결정 자체가 심각한 보안 리스크였다는 평판도 남겼다. 현재로서는 바카라 사이트가 PR 위기를 어느 정도 수습한 듯하며, 노스캐롤라이나에 고객 서비스 센터 오픈을 발표하며 신뢰 회복을 꾀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숫자는 3억 6200만 달러다. 이는 바카라 사이트가 자체 보유한 가상자산 포트폴리오의 평가이익으로 기록한 세전 수익이다(대부분은 미실현 상태). 이 숫자는 두 가지 주요 변화를 반영한다.

첫째는 최근의 가상자산 가격 상승이다. 둘째는 회계 기준 변경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가상자산의 평가이익을 실시간으로 회계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기업이 자산으로 가상화폐를 쌓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으나, 코인베이스의 경우 전체 사업 비중은 적고, 이번 수익은 분명히 실질적인 재무적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수치들은 사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바카라 사이트 2분기 실적에서는 분기별 매출과 거래량의 등락보다 서클 투자 이익 같은 항목이 오히려 회사의 미래를 더 잘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 글Jeff John Roberts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