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분위기가 밝지 않다.[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269_42705_4457.jpg)
지난 7월 31일 오후(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조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은 15%. 지난 4월 2일에 처음 발표한 25%에서 10%포인트 줄었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한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제품 구매를 약속했다.
협상 결과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여당인 민주당은 “촉박한 시간 속에서도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온 협상단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협상으로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나은 조건으로 경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호평했지만, 야당 입장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일본과 유럽연합(EU)과 동일 차원에서 관세율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이라면서도 “협상 시한에 쫓겨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시장의 반응은 어땠을까. 가장 뚜렷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는데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세를 보였다. 협상 타결 직후인 7월 31일엔 코스피가 전장보다 9.03포인트(0.28%) 내렸고, 이튿날인 8월 1일엔 3.88% 급락했다. 코스닥은 타결 직후 0.20% 상승했다가 1일엔 4.03% 반락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세제 개편안이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면서 투자 심리를 급속히 위축시켰다. 개편안에는 대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주식 매각 차익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요건을 기존 종목당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봐도 관세 협상 타결은 호재가 되지 못했다. 한미 조선 협력의 수혜주로 꼽히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의 주가가 7월 30일~8월 1일 이틀간 각각 18.59%, 8.12% 상승했을 뿐, 대부분의 종목은 ‘관세 불확실성 해소’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오히려 현대차(-5.83%)와 기아(-8.70%)의 주가가 흔들렸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는 상호관세와 동일한 15%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일본·유럽 등 주요 경쟁국과 같은 수준이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한국이 누려왔던 관세 혜택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사실상 불리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주가가 들썩인 건 남북경협 관련 종목들이었다. 관세 협상 타결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알려지자, 북미는 물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틀간 제이에스티나(41.60%), 좋은사람들(26.83%), 아난티(16.42%) 등이 급등했다.
/ 포춘코리아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