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온라인 바카라가 미 정치권을 향해 ‘재정 각성’을 촉구했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7/49166_42560_4431.jpg)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미국 경제를 두고 가장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놨다. 달리오는 최근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우리는 걷어들이는 세수보다 40%를 더 쓰고 있는데 이는 만성적인 문제”라며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혈관 내 지방 찌꺼기가 쌓여 혈류를 막듯, 부채 이자 부담이 구매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단순한 재정 압박이 아닌, 국가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대로 가면 이자 상환을 위해 새로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이는 심각한 금융 충격은 물론, 심장마비에 가까운 시스템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해결책은 명확하다. “우리는 1990년대로 돌아가야 한다.”
해법은 1990년대식 긴축
달리오는 출구 전략이 여전히 있다고 봤다. 다만 조건이 있다. 국가 차원의 단합과 결단력이다. 그는 “지금 경제가 아직 괜찮을 때, 지출과 세입을 GDP 대비 4%만 조정하면 이자율은 내려가고 상황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1991년부터 1998년까지 그렇게 해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GDP의 3% 수준으로 줄이면 시장 안정, 금리 인하, 신뢰 회복 등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지됐던 재정 운용 기준이다. 지난 7월 CNBC 출연 당시에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50% 이상 확률로 심각한 금융 충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리오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5년간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재정지출,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경기침체 가능성 등을 반복적으로 지적해왔다. 특히 자산 가격 상승이 실질 부를 창출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구매력이 잠식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달리오는 정책 결정자들이 위기를 직면하기 전까지 행동하지 않는 점, 즉 치료보다 병이 더 심각한 구조자체가 문제라고도 했다. 이번에 다시 꺼낸 ‘심장마비’ 비유는 이미 2024년부터 반복해온 비판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해결책을 제시하면서도현재 정치 구도가 이를 실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다. “워싱턴 정가의 절대주의가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며 “정치적 이유로 필요한 예산 삭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달리오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금 같은 구조가 유지될 경우 미국은 단순한 재정 불균형을 넘어 더 큰 위기를 맞는다. 그는 “지속적인 과잉지출과 이자 부담 증가, 국채 구매자들의 신뢰 상실은 ‘심각한 수요-공급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이 미국의 차입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순간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10년물 미 국채가 급락했던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인 관세 계획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징후”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달리오가 반복해서 1990년대를 언급하는 건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그는 그것을 ‘초당적 실용주의와 공동의 희생’에 대한 촉구로 본다. 경제가 아직 정상 작동하고 있을 때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나중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2025년 들어 미국의 재정 상황은 악화 일로에 있다. 의회를 통과한 ‘트럼프의 원 빅 뷰티풀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은 향후 10년간 적자를 3조 4000억 달러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예산국(CBO)의 추산이다. 달리오가 경고한 심장마비의 시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고 있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