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대규모 해외원조 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를 사실상 해체라이브 바카라 사이트.[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7/48898_42226_42.jpg)
1961년,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새로운 연방 기관인 미국 국제개발처(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를 설립했다. 목적은 “재해에서 회복하거나 빈곤에서 벗어나 민주 개혁을 추진하는 국가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 64년 동안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이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의 도움을 받았으며, 필리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최근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는 공식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단 하루 전, 권위 있는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은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 폐지의 잠재적 결과에 대한 경고를 담은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향후 5년간 최대 1400만 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일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전 세계적 팬데믹이나 대규모 전쟁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이는 “의도적이고 피할 수 있었던 정책 결정”이라 지적했다.
나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먼 곳에 있어도 미국과의 유대감을 항상 느껴왔다. 그래서 1977년, 나는 나의 꿈과 석사 학위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고,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 시민권 선서를 하며 미국인이 된 그날은 내 생애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그땐 몰랐다.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가 필리핀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었는지, 더 나아가 내가 직접 이 기관과 함께 일하게 될 줄은.
2024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 지출은 설명 불가… 폐쇄하라”며 해당 기관은 “급진 좌파 광인들이 운영하는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설한 '정부 효율성 부처(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이 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역시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를 “수리 불가”, “부패한 범죄 조직”이라며 “이제 죽어야 할 시간”이라고 X에 적었다.
이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다. 그는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를 “세계 최고의 개발 기관”이라 칭하며 예산 지원 연장을 호소했다. 5월에는 머스크를 향해 “세계 최빈국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예산 및 인력 삭감은 단행된 상태였고, 트럼프는 이를 “치명적인 타격”이라 자랑했다.
이후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가수 보노(U2)는 6월 말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 전 세계 직원과의 영상 회의에서 고별 인사를 전했다. 오바마는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를 무력화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고, 부시는 “2500만 명의 생명을 살린 게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내가 2000년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와 살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USAID는 실로 막대한 일을 해왔다. 미국 농부들의 곡물은 굶주린 가족과 난민의 생명을 구했으며, 말라리아와 HIV 같은 질병 치료제도 공급했다. 빈곤 퇴치와 경제 발전을 통해 미국산 제품의 소비시장도 창출했다.
1960년대에는 전쟁 피해 복구의 일환으로 정부 기관과 교육 기관을 설립했고, 이후에는 민주주의 제도 강화에 집중했다. 2012년에는 결핵 퇴치 프로그램으로 치료 성공률을 92%까지 끌어올렸다.
1995년부터 2013년까지 USAID는 2만 8000명의 전투 경험자에게 농업 기술과 생계 도구를 제공하며 사회 복귀를 도왔다. 이로써 남부 필리핀의 전후 재건과 경제 회복이 가속화됐다.
모성 사망률은 1993년 인구 10만 명당 209명에서 2015년 114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속가능한 어업 프로그램으로는 15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받았다.
또한 1만 9000명이 넘는 교사를 영어, 수학, 과학 분야에서 재교육했고, 그 결과 미국의 지원을 받은 지역의 독해력 기준 충족 비율은 2013년 20%에서 2016년 76%로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2013년 태풍 하이옌 당시에는 학교와 병원, 수도 시스템을 복구하고, 소상공인들의 재기를 도왔다. 최근엔 수도권 외 지역 도시들의 경제를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했다.
오늘날 필리핀 경제는 IMF 기준 세계 32위, 아시아 9위다. 세계은행은 올해 보고서에서 “활발한 도시화, 젊고 큰 인구, 강력한 소비 수요, 해외 송금이 필리핀의 역동성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 모든 데에 USAID의 기여가 컸다고 나는 믿는다.
나는 지난 10년간 민간 재난 대응조직 대표로서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와 협력해 지방 정부의 재난 대비 역량을 키우고, 에너지 인프라를 개선했으며, 기업과 연계한 민관 파트너십도 추진해왔다. 창업 및 혁신 프로그램 STRIDE를 통해 스타트업 지원도 함께했다.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는 우리가 미국에서 기대했던 최고의 이상을 실현한 기관이었다. 두 나라 사이에 신뢰와 호감을 만들었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동시에 미국 제품과 기술의 수요도 창출했다.
이제는 모든 프로그램이 종료됐고, 내가 알던 대부분의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 직원들은 철수했다. 1600여 명은 전 세계적으로 '행정 유급휴직'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달,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 대사는 현지 직원과 이별 파티를 열며 이 파트너십의 종언을 공식화했다. 나 역시 참석했으며, 이별이 아닌 장례식 같은 분위기였다.
행사가 끝난 후, 누군가 내게 미국에서 건넨 펜, 컵, 달력, 책이 담긴 기념품 가방을 주었다. 모두에는 USAID의 모토 ‘From the American People’이 적혀 있었다. 습한 밤공기를 맞으며 그 가방을 꼭 쥐고 나온 나는 미국과 미국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실망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두 나라에 뿌리를 둔 이민자로서 나는 여전히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기대한다. 나아가 국무부가 언젠가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의 숭고한 사명을 다시 이어주길 희망한다.
케네디 대통령은 과거 외교 원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겐 의무만이 아니라, 실현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 그는 라이브 바카라 사이트를 출범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원조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정책이야말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병력을 파견하지 않는 대신, 우리는 여러분을 보낸다.”
/ 글 Butch Meily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버치 메일리(Butch Meily)는 필리핀 재난복원력재단(PDRF), 아이디어스페이스(IdeaSpace), QBO 이노베이션의 회장이다. 회고록 『마닐라에서 월스트리트까지: 미국 최초의 흑인 재벌과 함께한 이민자의 여정』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