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7/48857_42170_5026.jpg)
무역 장벽을 낮추고 경제 상호 의존도를 키우는 글로벌화 시대가 저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은 이러한 흐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웰스파고(Wells Fargo)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세계가 미국, 중국, EU를 중심으로 한 3개 무역 블록으로 쪼개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초 트럼프가 전격 발표한 고율 관세로 글로벌 무역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글로벌화의 후퇴(deglobalization)는 더욱 뚜렷해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4월 “우리가 알던 ‘서방’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최근에도 일방적으로 최대 7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세 철회는 요원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웰스파고는 미국, 중국, EU가 각각 주도하는 세 개의 경제 블록 시나리오를 가정해 분석했다.
미국 블록: 미주 대부분 국가들과 일본,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전통적 동맹국을 포함
중국 블록: 러시아, 동아시아·중앙아시아 국가들, 아프리카 주요 경제국, 중남미 일부 국가
EU 블록: 유럽연합 27개국, 영국, 스위스, 터키, 우크라이나,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중심 국가
웰스파고는 “탈세계화의 뿌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경제 경쟁에 있다. 이제 EU가 독자적인 노선을 걸을 가능성도 더는 상상 밖의 일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월스파고는 트럼프 관세에 대한 법적 대응이 무산되고, 실효세율이 14% 수준에 정착될 것으로 봤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실효세율(2.3%)보다는 훨씬 높지만,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 세 블록이 서로에게 15%의 일괄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글로벌 실질 GDP는 2025~2029년 사이 9.1%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자유무역을 전제로 한 기존 시나리오(11% 성장)보다 약 1.9%포인트 낮은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조 달러의 GDP 손실, 4인 가족 기준 약 1800 달러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월스파고는 이렇게 경고했다. “관세의 성장 억제 효과는 도입 후 2년 동안 두드러지며, 그 이후에도 세계 GDP는 원래 예상 경로를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