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은 페이스북 상장 직후 2000만 주를 매도해 4억 달러를 벌었지만,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150억 달러를 더 벌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바카라 게임의 첫 외부 투자자 피터 틸.[사진=셔터스톡]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 피터 틸.[사진=셔터스톡]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였던 피터 틸(Peter Thiel)이 상장 직후 너무 일찍 지분을 정리한 것을 두고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2012년 기업공개(IPO) 후 몇 달 만에 주당 약 20 달러에 2000만 주를 매도해 약 4억 달러(약 5500억 원)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현재 메타의 주가는 당시보다 37배 올랐고, 그가 지분을 유지했더라면 현재 가치는 약 147억 6000만 달러(약 20조 원)에 달한다.

투자는 위험과 보상의 게임이다. 잘하면 수십억 달러의 부를 축적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에게 있어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는 결코 실패라 볼 수 없지만, 너무 이른 매도에 대한 아쉬움은 남을 수 있다. 그는 2004년, 페이스북이 막 태동하던 시기에 10% 지분을 50만 달러에 인수하며 약 490만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그로부터 거의 10년 후, 페이스북이 2012년 5월 상장하자 그는 지분 대부분을 매도했다. 당시 주당 19.27~20.69달러 수준으로 총 4억 달러를 회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그 가치는 약 147억 6000만 달러(현재 메타 주가 기준 736달러)에 달한다. 실리콘밸리 최고의 투자자 중 한 명인 틸에게도 이 결정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틸이 처음 페이스북에 투자한 배경은 ‘대학생 시장이 과소평가됐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그는 2015년 ‘This Week in Startups’에 출연해 “투자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대학생 시장은 소외돼 있었다”고 말했다.

지분 대부분을 매도한 이후에도 틸은 오랫동안 페이스북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2022년 이사회에서 물러날 때, 마크 저커버그 CEO는 “피터는 우리 회사의 소중한 멤버였고, 그가 사업·경제·세상에 대해 가르쳐준 많은 것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현재 틸의 순자산은 약 217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페이팔과 팔란티어(Palantir) 공동 창업자로서 축적한 수익 덕분이다.

페이스북의 성공은 틸뿐 아니라 수많은 투자자와 임직원에게도 부를 안겼다.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마크 저커버그로, 그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2위 부호이며 자산은 약 2600억 달러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만 자산이 528억 달러 늘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공동 창업자도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더스틴 모스코비츠(114억 달러), 에두아르도 사베린(400억 달러), 전 COO 셰릴 샌드버그(25억 달러), 전 사장 숀 파커(30억 달러)도 그 주인공이다.

틸의 경우처럼 지나치게 이른 매도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지만,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애플 공동 창업자 로널드 웨인(Ronald Wayne)일 것이다. 그는 계약서 서명 12일 만에 10% 지분을 800달러에 팔았다. 만약 보유를 유지했다면, 현재 애플 시가총액(약 3조 달러) 기준으로 최대 3000억 달러 가치에 이를 수도 있었다. 물론 이후 투자자 유입과 공개상장으로 지분 희석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웨인은 당시 ‘묘지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가 되고 싶진 않았다’는 이유로 지분을 정리했지만, 이후 “돈 걱정 없이 사는 삶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는 사회보장 연금으로 생활을 이어가며, 집의 일부를 임대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 그는 “나는 부자가 된 적은 없지만, 굶주린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 글 Preston Fore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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