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무료 시대, 전기가 없다” 에릭 슈미트의 경고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바카라 무료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거의 모든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든 AI를 활용하거나 투자하고 있다. 반복 업무 자동화, 효율성 증대, 복잡한 문제 해결 등 AI의 가치는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를 진정 들썩이게 하는 것은 AI가 아닌 바카라 무료(Superintelligence)다.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 샘 알트먼의 오픈AI 같은 빅테크들이 AI 인재를 둘러싸고 경쟁하는 이유다. 옥스퍼드대학교 닉 보스트롬이 저서 『바카라 무료』에서 정의한 것처럼, 바카라 무료는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인지 능력을 지닌 지능”이다.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미트 역시 자신의 링크드인 포스트에서 이렇게 썼다. “바카라 무료는 인류 전체의 지능을 초월한 지능이다. 앞으로 5년 안에 모든 분야에 특화된 AI 사반트(천재)가 등장할 것이며, 이들이 사회와 우리의 일상을 얼마나 바꿀지 상상해보라.”
슈미트는 피터 디아만디스와 데이브 블런딘의 팟캐스트 ‘문샷(Moonshots)’에 출연해 바카라 무료가 맞닥뜨릴 가장 복잡한 제약 요소를 언급했다. 그건 돈도, 반도체도 아니다. 슈미트는 단호히 말했다. “AI의 자연적 한계는 전력이지 칩이 아니다. 미국은 AI 혁신을 뒷받침하려면 92기가와트(GW)의 전력이 더 필요하다. 참고로 원자력발전소 1기 규모가 대략 1기가와트다. 지금 미국엔 새로운 발전소가 사실상 건설되고 있지 않으며, 지난 30년간 단 두 곳만 지어졌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의 대기업들은 AI 구동을 위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폐쇄된 발전소를 재가동하거나 개조하고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폐쇄된 ‘스리마일섬’ 원전을 2028년까지 재가동하기 위해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 장기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미 AI는 막대한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물 사용량이 34% 급증해 약 17억 갤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급증이 주로 AI 개발 때문이라고 본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AI 작업은 2027년까지 42억~66억㎥의 물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70만~260만 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캐나다 전체 인구가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물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지난해 “AI의 미래를 위해선 에너지 돌파구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Helion)에 투자했고2028년까지 파일럿 플랜트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5월엔 마이크로소프트와 AMD 등이 미 의회에 에너지망 부담 완화를 위한 인허가 신속처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AI가 국가 및 국제적 기후 목표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슈미트는 말했다. “AI가 무엇을 가져올지 우리는 알 수 없고, 바카라 무료가 무엇을 의미할지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는 AI가 제시할 수많은 기회와 과제를 감당할 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 글 Dave Smith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